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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아하는 뮤지션이 듣는 이로 하여금 당혹감을 금치 못할 정도의 졸작을 들고 나왔을 때 느끼게 되는 특유의 실망감이라는 것이 있다. 근 몇 년 동안을 돌이켜 본다면 Kool G Rap, Pete Rock. 그리고 최근의 Rakim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다.
후배들에게 크나큰 영향력을 가져다 준 뮤지션이라고 해서 매번 양질의 앨범만 들고 나올 수는 없다. 정상급 축구 선수가 40세까지 매년 20골 이상 기록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듯이, 음악하는 양반도 매번 별5개짜리 앨범만 만들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런 이들은 "최소한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는 보장할 만한 앨범"을 갖고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리고 그 최소한의 퀄리티보다도 못한, 범작도 아닌 졸작이라 깎아내려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결과물이 공개됐을 때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굳이 분석을 하자면, "이미 출중한 실력을 인정 받은 이가 자신이 지닌 실력의 절반도 발휘하지 않았다"는 것이 실망의 가장 큰 이유가 될 수 있겠다. 뮤지션도 사람이니 한 번쯤 실망을 안겨줄 수는 있다. 하지만 졸전에 졸전을 거듭하다 소리소문없이 재야 인물로 사라지는 뮤지션은 이미 프로 정신을 상실한 것으로 간주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 실제로 그런 뮤지션이 꽤나 있었고 말이다. 그런 뮤지션에게 날카로운 비판이 가해지는 것은 마땅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성격이 긍정 보다는 부정에 살짝 가까운 편이지만, 신은 나에게 사소한 것에 상당히 잘 웃는 기행을 저지르는 행운을 안겨다 주었다. 언젠가부터 습관이 되었는데, 이제는 도를 넘어 시도 때도 없이 지난 일들이 생각나 혼자서 히히덕거리며 웃곤 한다.
좋게 말해서, 내가 그만큼 나쁜 기억과 좋은 기억 중 좋은 일들을 더 뚜렷하게 생각해 내고, 더 많이 되새기는 것 같다. 신앙심은 사라진지 오래지만 신의 존재를 부정하지는 않기에, 신이 내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알아온 친구 중에 성격과 관심사가 비슷하여 죽이 잘 맞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와 주고받던 농담이나 만담이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른다. 때로는 서버룸에서 선배와 작업하고 있는 도중에도 그 친구와의 재미난 추억이 생각난다. 인터넷에서 봤던 유머가 생각나서 웃기도 한다. 심지어는 극도로 웃긴 과거가 떠올라 웃음을 참기 힘들 때엔 눈물을 글썽이면서 한 손으로 입을 막고 남과의 시선을 피한 채 애써 웃음을 참을 때도 있다. 집에서 샤워할 때에도 재미난 과거 일을 떠올리면서 혼자 히히덕거릴 때가 많다. 역시 친구들과 주고받던 농담이나 음담패설, 혹은 코믹해서 잊기 힘든 순간이 수시로 머릿속을 스치는 것이다. 가끔씩 이건 병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때가 있을 정도이다. 간혹 아주 간혹가다 도를 넘기도 하지만 절대로 나쁜 습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삭막하고 각박한 세상에서 이렇게 혼자라도 웃을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나를 시도 때도 없이 웃게 만드는 추억이 모두 타인과의 교류 중에 생긴 추억임을 감안해 볼 때, 나는 해를 거듭할수록 사회성이 높아지고 있음이 틀림 없다. 그래 이런 것이 바로 참교육이란 말이다. 제작자에게 무한한 Resp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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